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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떨어지고도 기쁜 날

잠자던 '아시아의 호랑이'가 눈을 떴다. 월드컵 16강에 오를 수 있는 실낱 같은 희망을 실현하진 못했지만 세계 최강 독일을 맞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도전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기록한 건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룬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1승2패 승점 3점을 기록한 한국은 F조 3위에 그쳐 16강에 오르진 못했지만, 우승 후보 독일(1승2패)을 조별리그 최하위로 떨어뜨리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했다. 독일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첫 등장한 1934년 이후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역습 위주의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반에는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좌우 날개 문선민(인천), 이재성(전북)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7명이 촘촘한 두 줄 수비망을 구축하고 독일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같은 시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기를 치른 스웨덴이 멕시코에 앞서가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내몰린 독일은 공격적인 선수 교체로 승부를 걸었다. 마리오 고메스(슈투트가르트),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 등 공격수를 줄줄이 투입하며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지만,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쇼가 이어지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득점에 실패한 독일이 흔들리는 사이 한국이 과감한 역습으로 두 골을 몰아쳤다. 후반 추가 시간에 드라마 같은 두 골이 나왔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권이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고, 손흥민이 속공 상황에서 한 골을 보탰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한 한국은 도전을 멈췄지만 후회 없는 승부로 한국축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송지훈 기자

2018-06-27

멕시코 "꼬레아, 그라시아스!" 물결

축구에 죽고 사는 멕시코가 27일 '한국 감사 인사' 물결로 뒤덮였다. 멕시코가 월드컵에서 이날 스웨덴에 졌지만 한국의 예상 밖 독일전 승리 덕에 16강 티켓을 따내자 한국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면서 열광했다. 수도 멕시코시티 폴랑코에 있는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는 이날 경기 직후 수백 명의 멕시코 응원단이 한국과 멕시코 국기를 들고 몰려와 "totdo somoso corea(우리 모두는 한국인)", "corea hermano ya eres mexicano(한국 형제들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라고 외치며 감사 인사를 외쳐댔다. 이 때문에 한때 대사관 업무가 마비됐다. 응원단이 계속 늘자 경찰차가 대사관 주변에 집결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만일의 사태를 감시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한국대사관 상공을 선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텔레문도, 텔레비사 등 멕시코 주요 언론은 멕시코 응원단의 한국대사관 방문 풍경을 담아내는 등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서는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한 사실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각종 패러디물이 넘쳐났다. 멕시코의 상징인 소칼로 광장의 멕시코 국기를 태극기로 바꾼 사진, 멕시코 국기 중앙에 태극기를 집어넣은 사진 등 한국에 고마움을 전하는 표현물들이 속속 등장했다. 멕시코 최대 방송사인 텔레비사의 유명 앵커 로페스 도리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레포르마의 천사 탑으로 가지 말고, 한국대사관으로 가라"는 트위터를 남기기도 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으로 향하는 인파가 늘어나자 경찰이 시내 중심대로인 레포르마에서 대사관행 행렬을 저지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내 일부 식당에 '서울 수프', '손흥민 갈빗살' 등 한국 축구팀에 대한 감사 메뉴가 등장하기도 했다. 멕시코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주재원들에게 휴대전화 등을 통해 'Gracias(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쇄도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한 법인장은 "고객사들이 '우리 물건을 더 주문하겠다'는 말을 건넸다"면서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 근무하는 박미미 씨는 점심을 위해 식당에 가는 길에 멕시코인들로부터 해바라기 꽃다발을 받았으며, 교민 김설하 씨는 운전 중에 멕시코인들로부터 '감사해요 코리아'라는 말을 수없이 듣기도 했다. 멕시코 연방정부 외교차관 카를로스 데 이카사는 루이스 비데가라이 외교장관을 대신해 멕시코의 16강 진출 확정 직후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 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한국대사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한 레포르마 등 유력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했다. 김 대사는 멕시코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밀려들자 "대한민국 국민은 멕시코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멕시코는 이날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3으로 참패했지만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이긴 덕에 스웨덴과 함께 16강에 진출했다.

2018-06-27

브라질·스위스 사이좋게 16강

브라질과 스위스가 나란히 조별리그를 무패로 마무리하고 16강에 올랐다. 브라질은 27일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세르비아와 치른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전반 36분 파울리뉴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23분 치아구 시우바의 헤딩 쐐기골로 2-0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 브라질은 1차전에서 스위스와 1-1로 비겼지만 이후 코스타리카(2-0 승)와 세르비아를 연달아 꺾고 2승 1무(승점 7)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스위스가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겨 1승2무(승점 5)의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세르비아는 1승2패로 아쉽게 16강 진출이 좌절됐으며 이미 탈락이 확정된 코스타리카는 승점 1을 얻는데 만족하고 1무2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브라질은 16강전에서 E조 2위 멕시코 스위스는 E조 1위 스웨덴과 각각 맞붙는다. 브라질은 세르비아를 맞아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전반 2분 만에 필리피 코치뉴가 날린 슈팅을 시작으로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10분 왼쪽 윙백 마르셀루가 부상해 필리피 루이스와 교체되는 뜻밖의 상황을 맞았지만 공격의 고삐는 늦추지 않았다. 전반 25분 네이마르가 골 지역 왼쪽에서 날린 왼발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4분 뒤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때린 슈팅은 다시 수비수에 걸렸다. 결국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는 코치뉴와 파울리뉴가 선제골을 합작했다. 전반 36분 미드필드 진영에서 코치뉴가 세르비아 수비진 뒷공간으로 찔러준 공을 파울리뉴가 쇄도하며 골키퍼를 피해 오른발로 살짝 띄워 차 골문을 열었다. 패배하면 탈락하는 세르비아가 후반 들어 만회골을 위해 총력을 퍼부었다. 그러나 후반 16분과 20분 골잡이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시도한 회심의 헤딩슛이 수비벽에 막히거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등 브라질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몇 차례 위기를 넘긴 브라질이 후반 23분 코너킥 기회에서 네이마르의 크로스를 수비수 시우바가 헤딩으로 꽂아넣어 추격하는 세르비아 선수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이밖에 스위스는 앞선 2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했던 코스타리카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와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코스타리카는 전반 5분 조엘 캠벨의 첫 슈팅을 시작으로 쉴 새 없이 스위스 골문을 노크했다. 그러나 셀소 보르헤스와 다니엘 콜린드레스의 슛이 각각 골포스트와 크로스바를 때리는 불운이 따랐다. 스위스가 오히려 선제골을 넣었다. 블레림 제마일리가 전반 31분 페널티박스로 쇄도해 들어오다가 브릴 엠볼로가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강하게 차 골망을 갈랐다. 코스타리카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켄들 와스턴은 후반 11분 캠벨의 코너킥을 깔끔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3분 스위스 요시프 드르미치가 드니 자카리아의 도움을 받아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렸다. 코스타리카는 경기 종료 직전 얻은 페널티킥 때 브라이언 루이스의 슛이 골대를 때린 뒤 스위스 골키퍼 맞고 자책골로 연결돼 결국 2-2 동점을 만들었다.

2018-06-27

16강 떨어지고도 기쁜 날

2010년 후 8년 만의 본선 1승 아쉬운 F조 3위…아름다운 퇴장 잠자던 '아시아의 호랑이'가 눈을 떴다. 월드컵 16강에 오를 수 있는 실낱 같은 희망을 실현하진 못했지만 세계 최강 독일을 맞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도전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관계기사 9면>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기록한 건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룬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1승2패 승점 3점을 기록한 한국은 F조 3위에 그쳐 16강에 오르진 못했지만, 우승 후보 독일(1승2패)을 조별리그 최하위로 떨어뜨리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했다. 독일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첫 등장한 1934년 이후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략의 승리였다. 한국은 전반 45분간 밀도 있는 두 줄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버텼다. 지난 18일 스웨덴전(0-1)과 24일 멕시코전(1-2패)을 잇달아 패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우승팀 독일을 상대로 전반을 실점 없이 막아낸 뒤 후반에 역습하는 전략을 짰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역습 위주의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반에는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좌우 날개 문선민(인천), 이재성(전북)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7명이 촘촘한 두 줄 수비망을 구축하고 독일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같은 시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기를 치른 스웨덴이 멕시코에 앞서가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내몰린 독일은 공격적인 선수 교체로 승부를 걸었다. 마리오 고메스(슈투트가르트),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 등 공격수를 줄줄이 투입하며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지만, 김영권(광저우 헝다), 윤영선(성남) 등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와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쇼가 이어지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득점에 실패한 독일이 흔들리는 사이 한국이 과감한 역습으로 두 골을 몰아쳤다. 후반 추가 시간에 드라마 같은 두 골이 나왔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권이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고, 손흥민이 속공 상황에서 한 골을 보탰다. 김영권의 선제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무효로 처리되는 듯했지만,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거쳐 득점으로 인정받았다. 마지막까지 요동친 본선 F조 경쟁 구도는 스웨덴과 멕시코(이상 2승1패)가 16강에 진출하며 막을 내렸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한 한국은 도전을 멈췄지만 후회 없는 승부로 한국축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송지훈 기자

2018-06-27

독일, 80년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첫 탈락

"한국은 공격적이었고 훌륭한 팀이다. 독일의 탈락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실망감이 크다." '전차 군단' 독일이 제21회 러시아 월드컵 F조 최종 3차전에서 '복병' 한국에 완봉패 조별리그 탈락이란 충격적 결과를 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이자 56년만에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독일의 요아힘 뢰프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은 1승2패에 그치며 1938년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한 이후 80년만에 두번째로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제2회 프랑스대회는 16개국의 단판 토너먼트 제도였기 때문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80년만에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독일 월드컵 출전 역사상 최근 80년동안 본선에서 가장 낮은 순위는 8위였지만 한국에 덜미를 잡히며 역대 최악의 성적 기록이 바뀌게 된 것이다. 다음은 일문문답. - 오늘 경기에 대한 설명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챔피언이 되기 어려웠다.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력이 부족해서 나온 결과다. 항상 뒤처지며 따라가야 했다. 그러나 쉽게 경기를 풀지 못했고 골 결정력도 부족했다. - 디펜딩 챔피언이 초반 탈락하는 징크스가 이어졌다. 훈련장에서 준비를 잘했고 챔프다운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만큼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나중에 자세한 분석을 해봐야겠다. -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으로 국민이 분노하는데 라커룸 분위기는. 말하기 어려울만큼 충격적이다. 경기 전부터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가졌다. 승리한 스웨덴전도 잘하지 못했다. - 한국이 예상한 대로 나왔는지. 예상대로였다. 공격적이고 많이 뛰었다. 상당히 수비가 강했으며 3~4명 정도 빠른 역습이 가능한 선수가 있었다.

2018-06-27

'1% 기적' 이룬 태극전사들

'신태용 코리아'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김영권ㆍ손흥민의 후반 추가시간 득점으로 1%의 '기적을 이루었다. 비록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을 피하지 못했지만 세계1위를 꺾으며 자존심을 세웠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정상에 올랐던 우승팀인 독일은 최약체로 불류됐던 한국에 패하며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우승국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2골차 이상으로 독일을 꺾어도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줘야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었다. 가장 선호하는 4-4-2 전술을 들고 나오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손흥민과 구자철을 투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좌우 날개는 문선민-이재성에게 맡겼다. <관계기사 2·3·4·6·8면> 손흥민과 구자철은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투톱 스트라이커로 호흡을 맞추었다.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한 '캡틴' 기성용의 빈자리는 실수를 거듭하며 비난을 샀던 장현수가 맡았다. 장현수는 독일 공격진을 무실점으로 커버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골키퍼는 여전히 조현우가 나서 신기의 선방을 이어갔다. 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티모 베르너가 내준 볼을 마츠 후멜스가 골지역 왼쪽에서 슈팅했지만 조현우가 온몸으로 막아내 실점을 피했다. 한국은 전반전 점유율에서 29-71%로 일방적 열세를 기록했지만 골을 내주지 않았다. 후반 11분 구자철이 쓰러지자 황희찬이 투입됐고 이후 체력이 급속하게 떨어지며 일진일퇴가 이어졌다. 독일은 아이스하키에서 흔히 사용하는 '골키퍼까지 공격'(엠티넷 작전)을 내세웠지만 도리어 손흥민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역대급 망신'을 자초했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6-27

월드컵 못 나간 중국, 그라운드 밖에선 우승후보

내수 시장 벗어나 세계 시장 겨냥 FIFA도 거대한 마켓에 큰 관심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중국은 출전하지 못했다.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런데도 중국의 월드컵 열기는 뜨겁다. 월드컵 광고 시장을 점령했다. 영국의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제니스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 총 광고액인 24억달러(약2조6500억원) 가운데 중국 기업의 광고액은 8억3500만달러(약9230억원)로 나타났다. 전체 광고액의 30%를 넘어섰다. 미국(4억달러)의 두배가 넘고 개최국인 러시아(6400만달러)의 10배가 넘는다. 러시아 월드컵은 지난해까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고전했다. 지난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부패 스캔들이 불거지며 미국·유럽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이 월드컵 후원에 시큰둥했다. FIFA는 그 빈자리를 채울 기업을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는데 때마침 중국 기업들이 대거 구원 등판했다. 4년전 브라질 대회 당시 중국의 월드컵 공식 스폰서 수는 단 1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5개로 늘었다. 한국은 FIFA 공식 파트너인 현대·기아차가 유일한 후원사다. 중국 기업 중 월드컵 광고에 가장 많은 돈은 쓴 기업은 FIFA 공식 파트너사인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다그룹이다. FIFA는 스폰서를 최상위 그룹인 공식 파트너와 월드컵 스폰서, 내셔널 서포터 등 3단계로 나눈다. 공식 파트너는 월드컵을 포함해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와 행사에서 독점적 마케팅 권한을 부여받는다. FIFA가 후원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공식 파트너의 경우 매년 적게는 2200만달러(약224억원)에서 많게는 4400만달러(약448억원)의 후원금을 FIFA에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2대 유제품 생산 기업인 멍뉴,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비보(VIVO), 가전기기 업체인 하이센스(Hisense·海信) 등은 월드컵 스폰서로 활동한다. 월드컵 스폰서의 연간 후원액은 2500만~3500만달러(약276억~386억원)로 추정된다. 특히 멍뉴는 중국 기업 중 완다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후원 금액이 많다. 대회 기간 우유ㆍ요구르트 등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멍뉴는 최소 20억 위안(약3424억원)의 마케팅비를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중국의 전동스쿠터 생산 기업인 야디(雅迪)는 아시아 지역의 내셔널 서포터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는데도 중국 기업이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조성식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14억명이나 되는 내수 시장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내수 시장에서 선두가 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선언하면서 그 도구로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대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축구광'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구 굴기(일으켜 세움)'도 중국 기업들의 월드컵 후원을 부추겼다. 중국은 시 주석의 뜻에 따라 각종 축구 사업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 자본은 잇따라 세계적인 축구팀들을 인수했다. 가장 최근 중국 자본에 팔린 구단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사우샘프턴이다. 중국 출신으로 스포츠 기업을 운영하는 가오 가문은 지난해 8월 2억1000만파운드(약3100억원)에 사우스햄튼 지분 80%를 사들였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명문 구단 AC밀란과 잉글랜드 프로축구 애스톤 빌라·버밍검 시티·울버햄턴도 중국 자본에 넘어간지 오래다. FIFA도 중국의 축구 사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사우디 아라비아ㆍ이집트 등 중동 강대국들의 단교 선언으로 월드컵 개최가 위기를 맞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중국 방문 당시 시 주석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당시 월드컵 개최에 대해 논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월드컵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이 2030년 월드컵 유치전에 나서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월드컵 개최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축구 강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20년 중국축구협회 행동계획'까지 발표했다. 현재 75위인 중국 축구대표팀의 FIFA 랭킹도 70위안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18-06-27

모처럼 이름값 해낸 메시

16강서 프랑스와 격돌 '알비셀레스테'(스카이블루) 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의 선제골과 후반 41분에 터진 마르코스 로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FIFA 세계랭킹 5위 아르헨티나는 26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서 나이지리아(48위)와 맞선 러시아 월드컵 D조 3차전에서 2-1로 신승 1승1무1패로 3승의 크로아티아에 이어 조 2위로 4회 연속 2라운드에 올랐다. 2006ㆍ2010년 8강 2014년 브라질 대회서 독일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서는 크로아티아가 아이슬란드를 2-1로 꺾고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겨 돌풍을 일으킨 북유럽의 '강소국' 아이슬란드는 1무2패 최하위로 탈락했다. 이로써 C조와 D조의 16강 대진은 프랑스-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덴마크전으로 확정됐다.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던 아르헨티나는 전반 14분에 메시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에베르 바네가가 하프라인에서 길게 찔러준 공을 잡은 메시는 허벅지와 왼발로 한차례씩 공을 컨트롤한뒤 오른발 중거리포로 나이지리아 골문을 출렁였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후반 6분만에 페널티킥을 얻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리언 발로군을 넘어뜨리는 반칙을 저질러 페널티킥을 내줬다. 나이지리아의 빅터 모지스는 가볍게 차넣어 1-1을 만들었으며 다급해진 아르헨티나는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다 후반 41분 로호의 결승골로 환호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가브리엘 메르카도가 올려준 크로스를 로호가 논스톱 오른발 발리킥으로 우측 구석에 차넣어 아르헨티나를 16강으로 견인했다. 한편 크로아티아는 주전 9명을 빼고도 후반 8분 밀란 바델이 선제골을 뽑아내며 갈길 바쁜 아이슬란드에 비수를 꽂았다.반격에 나선 아이슬란드는 후반 31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의 핸들링 반칙을 통해 얻어낸 페널티킥을 길비 시귀르드손이 침착하게 성공해 동점을 만들었다. 최종전에서 승리해야 16강행 길이 열리는 아이슬란드는 수비수를 빼고 역전을 향해 필사적으로 뛰었으나 되려 크로아티아에 추가 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45분 이반 페리시치가 골망을 흔들며 3전 전승을 확정 짓는 축포를 터뜨렸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6-26

수아레스 vs 호날두, 16강전서 만난 특급 골잡이

세계적인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와 루이스 수아레스(31.우루과이)가 맞붙는다. 이번 무대는 엘 클라시코(El Clasico.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가 아닌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이다. 우루과이는 25일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러시아를 3-0으로 이겼다. 수아레스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다. 수아레스는 전반 10분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찬 프리킥으로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어 러시아의 자책골과 에딘손 카바니의 추가 골까지 묶어 완승했다. 3연승의 우루과이는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개최국 러시아(2승1패)는 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루과이에는 '수아레스 골=승리'란 기분 좋은 공식이 있다. 수아레스는 2010 남아공 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지 7골을 넣었는데, 우루과이는 수아레스가 득점한 경기에선 모두 이겼다. 한국도 희생양이 된 적이 있다.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수아레스에게 2골을 내줘 1-2로 졌다. 수아레스는 이번 대회 이집트전과 러시아전에서 1골씩을 넣었는데, 모두 결승골이었다. 수아레스의 우루과이와 8강 진출을 다툴 팀은 호날두의 포르투갈이다. 포르투갈은 26일 열린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서 이란과 1-1로 비겼다. 포르투갈은 전반 45분 히카르두 콰레스마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후반 7분 호날두가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놓쳐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3경기 연속골에 도전했던 호날두의 슛은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의 손에 걸렸다. 포르투갈은 후반 추가시간 이란의 카림 안사리파드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줬다. 같은 시간 열린 스페인과 모로코의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나란히 1승2무(승점5), 골득실 +1을 기록했고, 다득점에서 앞선 스페인(6골)이 포르투갈(5골)을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이란은 1승1무1패(승점4)로 선전했으나 탈락했다. 호날두와 수아레스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양대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다. 수아레스가 2014년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이래 두 선수는 여러 차례 맞붙었다. 둘은 지난달 7일 열린 리그 경기(2-2 무)에서도 한 골씩 주고받았다. 2017~18시즌 득점 순위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34골)에 이어 호날두가 2위(26골), 수아레스가 3위(25골)였다. 스페인 언론은 '수아레스의 우루과이가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맞닥뜨렸다' '호화로운 대결' 등으로 소개하며 흥미를 보인다.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16강전은 다음달 1일 새벽 3시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우루과이를 피한 스페인은 개최국 러시아와 16강전에서 맞붙는다. 스페인은 '개최국 징크스' 깨기에도 도전한다. 스페인은 1934 이탈리아 월드컵 8강전에서 이탈리아와 1-1로 비긴 뒤 재경기에서 0-1로 졌다. 1950 브라질 월드컵에선 4강 결승리그에서 만난 브라질에 1-6으로 완패했다. 2002 한.일 월드컵 8강전에선 한국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3-5)에서 져 탈락했다. 스페인-러시아전은 다음달 1일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18-06-26

'기' 빠진 독일전, 독일파 듀오가 메운다

한국이 중원의 '엔진'을 떼고 독일전에 나선다. 미드필드에 생긴 커다란 구멍을 메우기 위해 '지독한(知獨韓·독일과 한국을 잘 아는)' 선수들이 대기 중이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LA시간으로 27일 오전 7시 러시아 카잔에서 독일과 러시아 월드컵 F조 최종전을 치른다. 앞선 스웨덴전(0-1패·18일)과 멕시코전(1-2패·24일)에서 모두 패한 한국으로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실낱 같은 희망이지만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 있다. 최종전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고, 우리가 독일에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기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 ESPN은 한국이 16강 진출 가능성을 1%로 전망했다. 일본은 조 1위 확률 40%, 2위 확률 41% 등 16강 확률이 81%나 된다. 독일은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강호지만, 난공불락은 아니다. 멕시코와 첫 경기에서 0-1로 졌고, 스웨덴과 2차전은 1-1로 비기다가 종료 직전 결승골로 간신히 이겼다. 여러가지 좋지 않은 일로 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멕시코전을 통해 투지를 회복한 한국은 독일전에 남은 체력과 열정을 모두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문제는 신태용호의 '벼랑 끝 도전'을 이끌 핵심 동력이 실종됐다는 점이다. 주장 겸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 부상으로 독일전에 나설 수 없다. 멕시코전 후반 상대 미드필더 엑토르 에레라(포르투)의 거친 태클에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 경기 후 정밀 검진을 한 결과 종아리 근육 일부가 늘어나 2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성용은 경기 후 목발 형태의 금속 보조기를 착용한 채 다리를 절며 굳은 표정으로 믹스트존을 지나갔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은 "다리가 아파서…"라며 완곡히 거절했다. 기성용은 대표팀에서 '대체불가' 선수로 꼽힌다. 경기 흐름을 읽고 완급을 조율하는 능력은 물론, 패싱력과 리더십에서 군계일학이라는 평가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기성용에 대해 "한국축구대표팀의 약점"이라고 했다. 기성용이 공격에 가담하면 수비 완성도에 문제가 생기고, 무게 중심을 수비에 둘 땐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현상을 '약점'이라고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꾸리는 과정에서 권창훈(디종), 김민재(전북), 이근호(강원), 염기훈(수원), 김진수(전북), 박주호(울산) 등이 부상으로 줄줄이 낙마했지만, 기성용은 팀 내 비중과 역할에서 차원이 다른 선수다. 빈자리를 메울 선수가 마땅치 않다.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이 책임지던 선수단 리더 역할과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분리할 예정이다. 주장 완장은 '공격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 찰 가능성이 크다. 부주장 장현수(FC 도쿄)가 있지만,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잇달아 실점에 관여하며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독일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손흥민은 이미 캡틴 예행연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에선 결장한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으로 나섰고, 시원한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기성용이 "앞으로 흥민이가 주장을 맡아야 한다. 한국 축구를 더 잘 이끌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2 런던 올림픽과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장으로 나섰던 구자철은 캡틴보다는 중원 구심점 역할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A매치 69경기(19골)를 소화한 경험이 돋보이지만, 지난 시즌 막바지에 당한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부담이다. 경쟁자로는 정우영(빗셀 고베)이 꼽힌다. 정우영은 플레이 스타일에서 기성용과 가장 흡사한 스타일이지만,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 또 독일 등 유럽팀을 상대로 뛰어본 경험이 부족한 게 약점이다. 한국의 공격을 이끄는 손흥민과 구자철은 나란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쳐 지난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했다. 구자철은 지난 2011년 볼프스부르크에 진출한 이후 마인츠, 아우크스부르크 등을 거치며 8년째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비고 있다. 독일 선수들의 특징과 경기 방식에 정통한 '지독(知獨)파' 선수들이다. 독일전에 정신적·전술적 리더 역할을 맡기기에 충분하다. 신태용 감독은 25일 "기성용의 공백은 대표팀에 심각한 손실"이라면서 "독일전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성용의 빈자리를 메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2018-06-25

무적함대 구한 '늦깎이 신인'

세계적 스타들이 즐비한 스페인팀의 '늦깎이 월드컵 신인' 이아고 아스파스(31.셀타 비고)가 십자군 전쟁때 침략을 일삼았던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공세로부터 아르마다(무적함대)를 구출했다. 관계기사 2.4.6면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보험용'으로 포함된 그는 "본선에서 1분이라도 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대표팀에 뽑힌 것만으로도 꿈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장기회를 얻은 것은 물론 극적인 동점골까지 넣으며 단숨에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아스파스는 26일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서 벌어진 모로코와의 월드컵 B조 3차전 후반전 29분에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대신 투입됐다. 스페인은 후반 36분 유수프 엔-네시리에게 헤딩골을 허용해 1-2로 뒤지며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그렇지만 종료 직전에 드라마가 연출됐다. 다니 카르바할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서 크로스를 올리자 가운데로 파고든 아스파스가 재치있게 오른발 뒷꿈치로 볼의 방향을 틀며 네트를 출렁였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월드컵 역사를 장식할 멋진 득점이었다. 당초 선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VAR(비디오 판독)로 판정이 번복 득점이 인정되는 복잡한 과정에서 영국의 BBC방송은 "신인의 멋진 힐킥과 VAR이 합작한 위대한 골"이라 표현했다. 아스파스 덕분에 B조 1위가 된 스페인은 A매치(국가대표 경기) 23연속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아스파스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 리가서 22골을 넣으며 리오넬 메시(34골.아르헨티나)ㆍ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골.포르투갈)ㆍ루이스 수아레스(25골.우루과이) 등 3명의 외국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자국 선수 가운데는 최고의 골잡이가 됐지만 2016년 11월15일이 돼서야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 교체 출전으로 A매치 데뷔전을 가지는 등 이제까지 10경기에만 나섰다. 아스파스는 일간 '갈리시아 목소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페인 대표팀으로 뽑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TV로 월드컵을 볼줄 알았다"며 "꿈에도 생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기뻐했다. 30살이 넘어 처음 월드컵 잔디를 밟은 아스파스의 절묘한 슛 덕분에 스페인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피해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개최국 러시아와 16강전에서 만나게 됐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6-25

윌셔 잔디광장은 한인-멕시칸 '화합의 장'

잘 싸워줘서 더 아쉬웠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 두 번째 경기인 멕시코전에서 2대 1로 패했다. 하지만 23일 윌셔 잔디 광장에 함께 모인 한인들과 멕시코계 주민들은 자국의 팀 선수들을 힘껏 응원하며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월드컵'을 함께 즐겼다. 오전 7시30분, 경기 시작 30분 전, 이미 윌셔가 잔디광장은 붉은 티셔츠를 입은 한인들로 붉게 물들어 있다. 그런데 1차 전 때와는 다르다. 붉은색 사이로 녹색이 드문드문 섞여있다. 멕시코계 주민들도 자국팀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잔디광장을 찾은 것. 이날 광장에 모인 응원단의 10%는 멕시칸이었다. 특히 멕시칸 친구, 커플, 직장동료와 함께 와 응원하며 즐기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한인 유이삭(37)씨는 직장동료인 루이스 바스크스(23)와 함께 각각 자국의 붉은색과 녹색 티셔츠를 입고 광장을 찾았다. 유씨는 "이번 경기는 멕시칸과 한인들 화합의 장이다. 서로 응원도 해주고 경쟁도 하면서 즐겁게 관람하고 있다. 누가 이기든 의미 있는 경기"라고 말했다. 멕시코계 남편과 함께 커플티까지 맞춰 입고 응원전에 나온 정다혜씨는 "경기도 경기지만 응원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대한민국' 티셔츠를 입은 남편이 한국팀을 응원할 줄 알았는데 멕시코 팀을 열심히 응원하는 걸 보고 속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오전 8시, 경기를 시작하는 휘슬과 함께 응원전도 시작됐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4년 만에 들어보는 외침이다. 전반 26분 카를로스 벨라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지만 한인들은 1차전 때보다 팽팽한 경기를 치르며 잘 싸워주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더욱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후반 21분 치차리토의 두 번째 골을 허용하자 아쉬움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게다가 석연치 않은 판정에 황당해 하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후 한인들의 얼굴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응원도 맥이 빠지는 듯했다. 그렇게 모두가 끝났구나 생각하며 망연자실 앉아있던 후반 48분, 손흥민 선수의 극적인 골이 터졌다. 한인들은 잠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더니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얼싸안고 기쁨의 함성의 질렀다. 이후 한인들은 경기 종료를 3분여 남겨 둔 상황이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듯, 있는 힘껏 목청을 높여 한국팀을 응원했다. 이날 비록 경기는 졌지만 한인과 멕시코계 주민 그리고 한인타운 인근에 살고 있는 타인종들까지 함께 응원하며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경기였다. 경기 후에는 한인들은 함께 온 멕시칸 친구에게 축하를 전했고 멕시칸들은 승리를 기뻐하면서도 한국팀도 잘 싸웠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멕시코계 주민 프랜시스코 조지(60)는 "한인타운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다. 한인들과 함께 즐기며 응원하기 위해 잔디광장을 찾았다"며 "한국 vs 멕시코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평생 살면서 몇 번이나 있겠나. 또한 승패를 떠나 오늘 경기는 정말 좋은 경기였다"고 전했다. 주말이어서인지 어린 자녀와 함께 가족단위로 응원을 나온 한인들도 적지 않았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아내와 어린자녀들과 함께 온 케니 지(32)는 "나도 어릴 적 이 잔디광장에서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그 좋은 추억을 아이들에게도 남겨주고 싶어 함께 와서 응원을 하게 됐다"며 "선수들도 열심히 싸워준 것 같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빼놓지 않았다. 아직 16강을 향한 한국팀의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오수연 기자· 장수아 인턴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2018-06-24

한국 '실낱같은 16강 희망' 품고…27일 오전 7시 독일전

한국과 독일이 벼랑 끝에서 만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오전 7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갖는다. 스웨덴, 멕시코에 2연패한 한국은 조 최하위다. 다른 팀들이 혼전 양상을 '띤 덕'에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실낱같은 16강 희망이 남았다. 한국이 독일을 잡고 같은 시간에 열리는 경기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으면 극적으로 토너먼트에 갈 가능성이 희미하게 남았다. 팀당 2경기를 치른 가운데 현재 조 1위는 멕시코(2승 승점 6)다. 독일과 스웨덴이 나란히 1승1패(승점 3), 한국이 2패(승점 0)로 최하위다. 한국 입장에서는 멕시코가 3승으로 조 1위를 확정하고 독일, 스웨덴, 한국이 1승2패로 2위를 다투는 시나리오가 최상이다. 조별리그 순위는 승점-골득실-다득점 순으로 정해진다. 그러나 스웨덴이 멕시코를 상대로 비기거나 이기면 한국은 독일전 결과와 상관없이 탈락이다. 독일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0-1로 불의의 일격을 당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스웨덴을 잡아 1승1패(승점 3)가 됐지만 16강 진출은 미정이라 한국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신태용호는 독일전에서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다짐하고 있다.

2018-06-24

일본 '사상 3번째 16강 보인다'…세네갈과 2-2

'이제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은 관심밖 존재.' 일본의 거듭된 선전이 라이벌 한국의 부진과 너무나도 대비되며 아시아 맹주 자리가 전통의 '붉은 악마'에서 '파란 도깨비'로 바뀌고 있다. <관계기사 2·4·6·8면> 일본은 24일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서 벌어진 세네갈과의 제21회 러시아 월드컵 H조 2차전서 2-2로 비겼다. 첫 경기서 콜롬비아를 2-1로 꺾으며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남미를 제쳤던 일본은 1승1무로 3번째 16강 진출이 유력해졌다.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엉성한 수비로 승리를 낚지못한 세네갈 역시 일본과 공동 1위가 됐다. 후반 27분 교체 투입한 혼다 게이스케는 불과 6분뒤 동점골(통산 4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최다골 1위로 등극, 박지성ㆍ안정환(3골)을 2위로 밀어냈다. 또 일본 선수로는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득점을 올린 주인공이 됐다. 세네갈은 전반 11분 마네가 일본 수문장 가와시마 에이지의 펀칭을 몸으로 집어넣으며 행운의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일본은 전반 34분 이누이 다카시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세네갈은 후반 26분 사발리가 골문으로 빠른 패스를 올리자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와구에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2-1을 만들었지만 혼다가 가볍게 발을 대 골문을 갈랐다. 일본은 폴란드(2패)와의 최종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조1위를 확정지을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 패배하더라도 골득실차ㆍ다득점 순위로 16강에 진출할수 있는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 됐다. 반면 폴란드는 1번포트에 속한 나라 가운데 가장 먼저 탈락하는 망신을 당했다. 한편 남미ㆍ아프리카의 강호를 맞아 2경기서 무려 4골을 몰아넣은 일본의 세밀한 공격력은 한국의 어설픈 공수 플레이와 뚜렷이 대비되며 21세기 아시아 축구의 대표적 자존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6-24

콜롬비아 '하메스 2어시스트'로 첫승 장식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가 1번포트의 폴란드를 대파, 일본전 패배 충격에서 벗어나며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되살렸다. 콜롬비아는 24일 카잔 아레나의 월드컵 H조 경기에서 전반 40분 예리 미나가 선제 헤딩골, 후반 라다멜 팔카오ㆍ후안 콰드라도의 연속골에 힘입어 폴란드를 3-0으로 완파했다.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2도움으로 승리에 기여하며 세네갈과의 최종전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반면 폴란드는 2경기서 전패하며 조기 탈락, 일본을 상대로 체면치레를 위한 마지막 경기에 임하게 됐다. 후안 킨테로가 페널티 지역으로 찔러준 볼을 하메스가 논스톱으로 차올리자 골문 앞에 있던 미나가 솟구치며 머리로 첫 골을 신고했다. 전반전 콜롬비아의 유일한 유효슈팅이 결승득점이 된 것이다. 콜롬비아는 후반 25분 킨테로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패스를 이어주자 팔카오가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달려들며 오른발로 킥, 추가골을 넣었다. 5분뒤 하메스가 미드필드 왼쪽에서 한번에 찔러준 공을 콰드라도가 센터서클부터 폭풍 같은 드리블로 몰고가 쐐기골을 장식했다. 32년전 월드컵 대회를 유치하고도 경제난으로 멕시코에 개최권을 넘겨줬던 콜롬비아는 이날 3개에 불과한 유효슈팅을 모조리 골로 연결시키는 가공할만한 효율성을 자랑했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6-24

기사회생한 아프리카 독수리…나이지리아 2-0 아이슬란드

전통의 강자인 '아프리카 독수리' 나이지리아가 아이슬란드의 초반 돌풍을 잠재웠다. 나이지리아는 볼고그라드 스타디움서 아이슬란드를 맞아 싸운 러시아 월드컵 D조 2차전서 2-0 완승을 거두었다. 크로아티아와의 첫 경기서 0-2로 지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나이지리아는 단숨에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행 가능성을 높였다.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아르헨티나와의 최종전에서 많은 점수차로 무너지지 않으면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출발은 불안했다. 전반 45분간 점유율에서 60%를 차지하면서도 슈팅을 전혀 기록하지 못했다. 프란시스 우조호 골키퍼의 선방으로 실점하지 않았지만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개인 플레이에 치중하고 조직력이 떨어진다는 아프리카 팀의 편견을 깨기 위해 후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후반 4분만에 역습 상황에서 아메드 무사가 환상적인 오른발 하프 발리슛으로 결승득점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무사는 후반 30분 상대 수비수 1명과 골키퍼까지 제치며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후반 38분 비디오 판독(VAR)으로 얻은 페널티킥 기회에서 질피 시구르드손이 실축하는 불운까지 따르며 첫 승리를 챙기는데 실패했다. 모로코ㆍ이집트ㆍ튀니지가 탈락하거나 전패 위기에 처하며 남미와 더불어 이번대회에서 저조한 아프리카 대륙은 나이지리아의 승리로 반등할 기회를 잡았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6-22

브라질, 종료 직전 두골…코스타리카에 2-0 신승

16년만에 통산 6번째 정상을 노리는 '삼바 사커' 브라질이 후반전 추가시간에 나온 필리피 쿠치뉴ㆍ네이마르의 득점에 힘입어 중미의 코스타리카를 간신히 물리쳤다. <관계기사 2·6면>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2위인 브라질은 22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서 벌어진 제21회 러시아 월드컵 E조 2차전서 코스타리카(23위)를 2-0으로 꺾고 1승1무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세르비아전에 이어 2연패로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다. 브라질은 90분간 점유율 7-3으로 코스타리카를 압도했지만 종료 직전까지 0-0이 이어졌다. 후반 45분이 지날때까지 골을 넣지 못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브라질은 쿠치뉴의 결승골이 터져나오자 한숨을 돌렸다.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공중볼 경합 끝에 헤딩으로 떨군 볼을 달려들던 쿠치뉴가 오른발로 차넣었다. 이어 종료 직전 주포 네이마르가 이번 대회 첫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굳혔다. 브라질은 전반 26분 마르셀루의 패스를 받은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골키퍼와 마주친 상황에서 코스타리카 골문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후반 4분에도 제주스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 35분에는 네이마르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수에 밀려 쓰러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반칙이 아니라는 판정으로 번복됐다. 이번 대회 24번째 경기에서 처음으로 무득점 무승부가 나오는 듯 했던 경기는 추가 시간에만 브라질이 두골을 넣으며 승패가 갈렸다. 연속 무득점 부문 기록은 1954년 스위스 대회의 26경기 연속이다. 남미국가들은 브라질과 A조의 우루과이(2승)만 승리를 신고했을뿐, 아르헨티나(1무1패)ㆍ페루(2패)ㆍ콜롬비아(1패)는 부진한 성적에 머물고 있다. 한편 브라질은 4년전 자국 대회 독일과의 준결승전(1-7 패)과 3~4위전(네덜란드에 0-3 패)에 이어 이번 대회 1차전 무승부까지 3연속 무승의 수렁에서도 탈출했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6-22

신에겐 아직 전사 23명과 180분이 남아 있습니다

LA시간으로 23일 오전 8시에 러시아 남부 아조프해 연안의 항구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2차전을 치른다. 안타깝지만 첫 경기 이후 대표팀이 축구팬들의 거센 비판에 시달린 건 사필귀정이다. 못 해도 너무 못 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 편성 결과를 받아든 축구대표팀이 '한 놈만 팬다'는 각오로 스웨덴을 물고 늘어진 지 반 년이 흘렀다. 유럽 출신 전력 분석 전문가를 고용해 상대 전력을 샅샅이 훑었고, 코칭스태프가 수시로 유럽에 건너가 그들의 A매치 평가전을 직접 관전했다. 우리 것은 철저히 감췄다. 평가전을 치를 때마다 선수 구성과 등번호를 바꿨다.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이후 국내 취재진에게조차 전술 훈련을 단 한 차례도 공개하지 않았다.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 유례가 없는 일이다. '무조건 승리'를 기대한 스웨덴에게 외려 승점 3점을 헌납하고보니 앞길이 더욱 막막하다. 16강에 오르려면 남은 두 경기에서 어떻게든 1승을 거둬야 하는데, 상대팀들이 무섭다.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 독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우승팀이다. 이번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다음 상대 멕시코는 그 독일을 1차전에서 1-0으로 꺾은 나라다. 첫판부터 '대어'를 낚은 멕시코는 경기력과 자신감 모두 최고점에 올라 있다. 어쩌면 선수들 입장에선 진퇴양난일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월드컵은 증명하는 자리'라며 자꾸만 등을 떠미는데, 앞에는 무서운 사자와 호랑이가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고 서 있으니. 멕시코는 모든 면에서 '한국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우리보다 좀 더 빠르고, 더 기술적이고, 더 조직적이고, 더 압박 잘하고, 골도 더 잘 넣는다. 좀처럼 지치지 않고, 전술 적응력도 수준급이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스웨덴이나 독일보다 오히려 한층 까다로운 상대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엇비슷한 스타일이면서 좀 더 실력이 나은 상대를 만났을 때 정공법은 금물로 친다. 옵션은 두 가지다.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새로운 전술로 허를 찌르거나, 또는 철저히 웅크리며 기회를 엿보다 간혹 찾아오는 몇 차례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있다. 전자는 무리다. 후자가 그나마 현실적이다. 멕시코전에서 '버티기'를 넘어 '승리'에 도전해야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이 발 빠르고 영리한 멕시코 수비수들 틈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방지하려면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공격수들을 주변에 배치해 상대 수비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스웨덴전에 선발 출장한 황희찬(22·잘츠부르크), 이재성(26·전북) 이외에 이승우(20·헬라스베로나)와 문선민(26·인천)을 멕시코전 '깜짝 카드'로 주목할 만하다. 환경 적응도 중요하다. 2차전 장소인 로스토프나도누는 평균 기온이 섭씨 22.2도로, 러시아 월드컵 개최도시 중 가장 높다. 낮 최고기온은 30도 중반까지 올라가 우리나라의 대구 여름 날씨와 비슷하다. 멕시코전이 열릴 23일에도 낮 최고 기온은 34~35도로 예보됐다. 체력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일방적인 경기장 분위기도 변수다. 멕시코전이 열릴 로스토프 아레나는 최대 4만5000명을 수용하는데, 경기 당일 3만명 가까운 멕시코 팬들이 관중석을 점령할 전망이다. 한국 관중은 채 1000명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원에 비해 응원이 부실했던 스웨덴 팬들과 달리 멕시코는 조직적이고 소란한 응원으로 유명하다. 대표팀이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일부 국민들의 도를 넘는 비난이다. 스웨덴전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준 김민우(28·상주)를 스웨덴으로 추방하라'거나 '국격을 떨어뜨린 축구대표팀을 전원 사형에 처하라'는 섬뜩한 글이 올라왔다. 백번 양보해 악의적인 비난까지 우리 선수들이 감당할 몫이라 인정하더라도, 그 시점이 지금이어선 곤란하다. 축구 경기에선 90분 동안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대표팀에겐 아직 180분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질책보다 응원과 격려가 필요할 때다. 송지훈 축구팀장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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